본문 바로가기

여행

2008/11/20 유럽여행: 로마 시내를 거닐다

2008/11/20
로마 시내를 거닐다

아침에 관광계획을 새우고 12시자 조금 지나서 민박집을 나섰다.
70번 버스를 타고, 판테온으로 가려 했는데, 10분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계획을 수정해 콜로세움부터 가기로 한다.

콜로세움, 팔라티노 언덕, 판테온
콜로세움 입장료 12유로

야경 투어 때 콜로세움 밖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때는 안에 들어가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도 로마까지 왔으니, 콜로세움에는 들어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입장권을 산다.

비수기라곤 하지만, 10분정도 줄을 서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는 콜로세움.
가운데 경기장은 없어지고 앙상한 뼈대를 드러낸 지하실이 내려다보인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웃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 죽어 갔다.

지하실에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승강기를 타고 멋지게 '짜잔!'하고 나타난다.
눈을 감고, 그때 경기가 있던 그곳으로 날아가 본다.
사람들의 열광하는 환호소리, 귓가를 스치는 바람, 땀 내음과 바람에 실려 얼굴에 부딪히는 먼지의 느낌까지 하나씩 느껴본다.


팔라티노 언덕에 올라 보려 했는데, 입구에서 저지당했다.
3시 반도 안되었는데 벌써,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이거참 12유로나 내고 산 입장료를 날린 듯 한 느낌이 든다.
마음이 몹시 상했지만, 어쩌랴. 그냥 두말없이 돌아서 나왔다.
입구 주위엔 짜라처럼 날벼락 맞은 사람들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안쪽에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쳐다본다. 마치 안에 있는 사람들은 뭐냐고 항의 하는 눈초리 들이다.

팔라티노 언덕을 둘러싼 철책을 따라 돈다.
동쪽에서 반 바퀴를 돌아 서쪽에 가니, 팔라티노 언덕 내부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를 발견했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 위치에선 팔라티노 언덕에 새워진 포로 로마노와 그 뒤로 콜로세움이 보인다.


판테온에서…….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하늘이 비쳐든다.
구멍 속 하늘엔 아직 빛을 머금고 있지만 판테온 내부로 스며들진 않는다.
내부로 빛이 들어오려면 딱 12시 정오가 가장 적당할 듯하다.
아마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리라.
2천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건물의 용도는 변질 되었다.
지금은 성당으로 사용된다.
내부는 천주교 상징들로 장식되어 있다.
신들의 궁전인 이곳이 이젠 오직 하나의 신을 위한 장소로 바뀌었다.
로마의 모든 신이 지붕위에 올라 앉아 구멍 속 판테온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판테온 가운데 앉아있는 짜라도 내려다보고 있으리라…….

모든 신들에게 내 소원을 전한다.
아마도 못들은 척은 않겠지?

로마의 신들은 너그럽다.
짜라 에게 그 너그러움을 마음 속 깊이 배우라 한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웠던 신들이 살았던 2000년 전, 그때 이곳은 새워졌다.
1만Km 나 떨어진 이곳에 짜라는 무었을 바라고 왔을까?
여기 이곳에서 과거와 그리고 미래를 보기 위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홀로 여행은 외롭다 하더니, 두렵긴 해도 외롭진 않다. 30분 동안 판테온 의자에 앉아 짜라와 마주한다.


17:30
판테온에서 나와 집으로 향한다.
혼자 버스를 타보는 것은 처음이다.
큰길 까지 나오는데 방향을 정확히 잡지 못해 약간 헤맨다.
큰길에 나온 후엔 어느 방향으로 버스를 타야 Termini 로 가는지 알 수가 없어 해매다.
20분쯤 걷고 난 후에야 거우 64번 버스에 올랐다.

민박집에 도착하니 18:30 이다.
딱 한 시간 걸렸다.
30분도 안 걸릴 길을 1시간 걸려 왔다.
그래도 혼자 길 잃어버리지 않고 온 것을 위안 삼는다.


저녁 식사 후 내일은 어디를 가볼까 구글어스로 들어다 보니, 찍어놓은 곳엔 대부분 다 가보았다.
팔라티노 언덕과 판테온에 다시 한 번 가보나?
가이드북을 뒤져보고, 아직 못 가본 멋진 곳이 있는지 확인 해 봐야겠다.
특별히 갈만한 곳을 찾지 못하면, 정오의 판테온에 가봐야겠다.
그곳에서 미사를 보고 있으면 더욱 특별한 느낌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