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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3 일기에 대한 생각

일기에 대한 생각
어렸을 때 일기와 지금의 일기

일기를 쓰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땐 일기를 쓰려고 하면, 쓸 말이 없었다.
심지어 해수욕장에 놀러가거나 한 특별한 소재가 있을 때조차도, 일기를 쓰면 이러했다.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해수욕장에 갔다.
누나 형과 하는 물놀이는 즐거웠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다.
너무 열심히 놀았는지 집에 돌아와 바로 골아 떨어졌다.
즐거운 하루 였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정도 였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무엇인가, 하나의 주제를 떠올리면, 거기에 대한 생각들이 마구 쏟아진다.
정리가 잘 되지 않아서, 다 못쓸 뿐이지, 정리 되지 않을 생각을 마구 잡이로 쓴다면, 아마 하루에 A4용지 한 장 이상의 이야기들이 쏟아지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가.

과연 그때와 지금에 무슨 차이가 있기에 이런 급격히 다른 결과를 부르는 것일까?
아마, 살아오면서 축척된 경험과, 책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얻어진 지식들이 이런 차이를 부르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이야기 속에 긴 인용이 들어가거나, 이야기를 특별한 기준으로 분류해 며칠 혹은 몇 주 전의 일화까지 가져다 쓰기도 하고, 또는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를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상상을 해 이야기에 살을 붙이는 식이다.
또한, 이야기를 한 가지 각도가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심안 또한 그 차이를 만들 것이다.

지금은 그때가 이해되지 않는다.
그때는 왜 그랬었는지?
아주 단순하게, 조금만 달리 생각해도 많은 이야기 거리들이 있었을 탠데…….
10년 뒤의 ‘나’ 또한 지금의 ‘나’를 이해 할 수 있을 까?
그것 까진 기대하지 않더라도,
미래의 ‘나’가 지금의 ‘나’를 보며, 후회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