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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8/11/25 유럽여행: 지난날들을 돌아보다

2008/11/25
지난날들을 돌아보다

여행 10일째.
오늘로 여행 온지 딱 10일째 되는 날이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많이 흘렀나 싶다.
그동안 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흐르는 강물처럼 멈추어 뒤 돌아 보지 않는다.


매일 그날의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려 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한국에 있을 때도 매일 일기 쓰기를 도전해 본적이 있는데, 일주일정도 쓰고 포기해 버렸다.
매일 쓰는 일기란 게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여행을 하면 자연스레 그렇게 하겠거니 생각했지만, 더 나빠지면 나빠지지 더 부지런해지진 않는다.


21일 부터 작성하다 만 일기들을 가다듬고 정리하고 편집해서 블로그에 올렸다.
그러고 나니 벌써 15:24 이다.
4시간가량 걸린 샘이다.


글을 정리하는 동안,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여태껏 천덕꾸러기 신새로 있던, 전기 보온병과 컴퓨터 파워를 개조해 만든 변압기 등의 기기들을 꺼내 물을 끓여 커피를 한잔 마셨다.
그러고 나니 배고픈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니 13:20. 밥 먹을 시간이다.
카푸치노 민박에서 만난 종민 아저씨가 준 컵라면을 끓여 먹는다.
유럽에서 먹는 라면엔 뭔가 특별함이 있다.
물이 달라 그런지 더 맛있는 것 같다.
라면을 먹고 입가심으로 우롱차 한잔을 즐긴다.
은은한 향을 음미하며 분위기를 잡아 본다.
가져온 짐들을 하나씩 꺼내어 사용 해 보고 있으니, 이제야 여행 온 맛이 나는 듯 하다.


종일 집구석에 처박혀 글을 쓰고 있으려니, 뭔가 할 걸 못하고 있는 듯 불안한 마음이 든다.
이 느낌은 여행을 하는 동안 종일 짜라를 불안하게 만든다.
계속해서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고, 그러지 안으면 안 될 듯 한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다.
마음의 병 같다고나 할까?
유혹을 뿌리치고 오늘은 종일토록 자료 정리를 하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할일도 많다.
여행 경비 확인.
지금껏 들렀던 민박집의 느낌들 정리.
사진들 일별로 3장씩 정리.
내일부터의 오토바이 여행 일정도 다시 잡아야 한다.


하나하나 정리를 하고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 지는 느낌이다.
쫒기는 느낌에서도 해방되는 것 같다.
역시 숙제는 일찍 끝내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작성: 2008/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