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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8/12/18 오지탐험: 숙소를 옮기다

2008/12/18
오지탐험: 숙소를 옮기다

짜라의 오토바이 유럽여행
프랑스 파리, 33일째



새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기본적인 여행을 먼저 경험해보고 나중에 도전하라,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너무 아는 게 없는 상태로 온 여행인 듯싶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항상 여행을 생각한다.
여행을 하지 않는 동안은 전부 여행 준비인 샘이다.
몇 달을 준비해 여향을 가고, 돌아오면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한다.
그것이 여행자의 여행이다.
다음엔 자전거 여행을 해볼까?
여름에 자전거 여행? 아니면 자동차 여행?
불쌍하거나 궁하지 않는 여행을 하고 싶다.


작성: 2008/12/18
편집: 2010/07/22


더하는 말

프랑스 파리에는 빠삐용민박이 있다.
위치상 좋은 곳에 있으며,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그래서 그쪽에 숙소를 잡았는데, 그곳의 상황은 마치 죄수 수용소에 들어온 느낌이다.
게다가 미심쩍은 어떤 교회장로 라는 사람이 오토바이 시동을 걸어보라고 했는데, 마침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마치 그 사람이 일부러 어떤 장난을 쳐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강하게 들었다.
오토바이를 그냥 보면 됐지 굳이 시동을 걸어보라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오토바이를 마구 분해해 버리는 저 사람은?
자기는 자동차는 잘 알지만 오토바이는 잘 모른다고 자기 입으로 말할 거면서 분해를 해서 어쩌자는 건가?

일단 오토바이를 포기하고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숙소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불상사 까지 겹치니 "빠삐용민박"이 점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이름까지 "빠삐용"이란 말인가.
이틀을 숙박했는데, 냄새나는 방과 불친절한 주인, 열악한 시설 그 정도만 생각이 난다.

결국 파리 외곽에 있는 다른 민박집을 찾아서 숙소를 옮겼다.
이시기에는 완전 좌절 모드여서 글도 길지 않다.
짧게 고뇌의 흔적들을 휘갈겨 남겼다.

제 5구역에 있는 민박이었는데, 여기는 훨씬 포근하고, 아늑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찾아보면 어디에 적어 놨을 것 같은데.
그곳에서 에펠탑까지 가려면, 전철을 타고 1시간가량 가야 한다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좋았다.


17일자 기록은 없다.
어렴풋한 기억에 오토바이를 고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다니다 도심지 가까이 있는 공동묘지를 한 바퀴 거닐었던 것 같다.
상황의 처절함을 생각하며 묘지를 거닐었을까?
아님 다른 무슨 생각을 했었나?
체념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달리 공동묘지가 도심지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들에게 삶과 죽음은 격리된 것이 아닌 공존하는 것 같았다.
그들에게도 저승은 두려움이겠지만 회피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서 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