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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8/12/21 오지탐험: 부활한 오토바이

2008/12/21
오지탐험: 부활한 오토바이

짜라의 오토바이 유럽여행
프랑스 파리, 36일째

일정: 베르사유 궁전 - 오르세 - 오토바이 가져오기 - 에펠탑 야경

고장 난 오토바이를 방치하면, 나중에 세금이나 기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한다.
민박집에 주인에게 중고로 팔아주길 부탁한다.
일단 오토바이를 민박집으로 가져오기로 한다.
저녁 5시쯤으로 약속을 잡는다.


어제 베르사유 정원만 보고 왔는데, 궁전 내부를 보기위해 다시가기로 계획을 잡는다.
10시쯤 출발 했는데, 베르사유 궁전 입구에 도착하나 12시다.
궁전은 거울의 방만 소문으로 알고 있을 뿐 나머지는 아는 게 없다.

3시간가량 관람을 하는데,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기운이 없어 몇 번이나 앉아서 쉰다.

정원은 어제도 보았기에 대충 보고 돌아온다.


17:10
민박집에 도착해, 오토바이를 가지로 간다.
무슨 해코지라도 당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뒤쪽 커버가 벗겨졌을 뿐 다른 이상은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동을 걸어본다.
이런? 시동이 걸린다.
처음엔 전원 접촉에 문제가 있는지, 불도 오지 않고 반응도 없더니 열쇠를 ON/OFF 로 반복적으로 바꿔가며 전원이 들어오는걸 확인하고 시동을 거니 당연한 듯 시동이 걸린다.
황당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이미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일정을 단축해 집으로 가려고 계획을 다시 잡았는데, 다시 여행을 계속해야할지 아님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아무튼 또 문제가 될지 몰라.
함께 온 차를 따라서 민박집으로 온다.
다행이 중간에 멈추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내일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며, 다른 문제가 생길지 확인 해 보고 다음 일정을 잡기로 한다.


저녁식사를 하고, 민박집 손님 몇 명과 죽이 맞아 에펠탑에 올라가기로 한다.

에펠탑에 올라가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카메라가 없다.
카메라를 챙긴 것 같은데, 어딜 간 거지?
집에 두고 왔갰거니 생각하지만, 언제 또 다시 올지 모를 에펠탑에 와서 사진 한 장 찍지 못하는 게 억울할 뿐이다.
결국 함께 온 여자 두 분에 카메라를 빌려 사진을 찍기로 한다.

22:00
에펠탑 속에서 보는 번쩍이는 에펠탑

23:00
에펠탑 밖에서 보는 번쩍이는 에펠탑

민박집으로 오는 길.
너무 멀어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00:10
민박집에 도착한다.
씻고 잘 준비를 하는데, 맥주 한잔 하자고 한다.
결국 이야기로 긴 밤을 다 보내고 4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작성: 2008/12/21
편집: 2010/07/28


더하는 말

에펠탑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지, 하나같이 흔들려서 상태가 말이 아니다.
바람도 많이 불었지만, 카메라의 특성을 잘 몰라 그런지 더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아쉬움이 크다. 언젠가 또 다른 기회가 오겠지.

그곳 민박집은 너무 편하다.
사람들이 다 좋고 착하다.
밤마다 술 먹자고 꼬드기는 것만 빼면 말이다.
그 덕에 낮에는 술기운에 정신 못 차린다.
어쩌면 술 실력이 좀 늘었는지도 모른다.
우울했던 그 때, 함께 공감할 동무가 곁에 있어 더욱 주심이 동한 것도 같다.

전철역에서 민박집까지는 1.5Km 정도 떨어져있는데, 오는 길이 한적하고 불빛도 적어 조금 으슥한 느낌이 든다. 시간도 20분 전후로 걸려 특히 여자들이 아주 실어한다.
짜라야 걸으며 하루를 생각하다 보면, 집을 지나칠 때도 있으니, 특별히 의식하지만 않으면 멀다는 느낌은 없다.

오토바이 시동이 걸려 깜짝 놀랐다.
무슨 마술에 걸린 느낌이랄까?
아무튼 불안한 마음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기쁨 반 걱정 반 뒤섞인 어정쩡한 기분이었다.
벌써 이탈리아 가는 버스 편 도 예매해 뒀고, 일정을 완전히 엎어버렸는데…….
정말 신의 뜻이었는지 이날의 고비를 넘겨서 중도 포기라는 비운의 기억을 피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