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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담담한, 지극한 사랑

2009/06/08 짜라일기

담담한, 지극한 사랑


어디선가 들은 듯한 이야기다.
사랑하면 이렇게 되는 것일까?
사랑은 죽음도 초월하는가!

"엄마를 부탁해" P. 163
 - 당신은 나보다 먼저 가시요이. 그러는 것이 좋겄어. 이 시상에 온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따로 없다고 헙디다마는 우리는 온 순서대로 갑시다이. 나보다 세살 많으니 삼년 먼저 가시요이. 억울하면 사흘 먼저 가시든가. 나는 기냥 어찌어찌 이 집서 살다가 영 혼자는 못살겠시믄 큰애 집에 들어가 마늘이라도 까주고 방이라도 닦아줌서 살겄지마는 당신은 어쩔 것이오? 평생을 넘의 손에 살어서 당신이 헐 줄 아는 게 뭐 있소이? 안 봐도 뻔하요이. 말수도 없는 늙은이가 방 차지하고 냄새 풍기고 있으믄 누가 좋아하겄나. 우리는 인자 자식들한테 아무 쓸모 없는 짐덩이요이. 늙은이가 있는 집은 현관문 바깥서부터 알아본답디다. 냄새가 난다 안허요. 그리두 여자는 어찌어찌 지 몸 챙기며 살더마는 남자는 혼자 남으믄 영 추레해져서는 안되겠습디다. 더 살고 싶어도 나보다 오래 살지는 마요. 내가 잘 묻어주고 그러고 뒤따라갈 테니까는…… 거기까지는 내가 할 것이니께는.

사랑이 아름답기보다는 너무 익숙하다.
너무 익숙해져 버린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함께하는 사랑이 아닌, 한사람을 위한 배려가 되어버렸다.
함께하는 것만이 사랑은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