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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엄마에 엄마에 엄마


2009/06/09 짜라일기

엄마에 엄마에 엄마

엄마를 부탁해 P. 211
네가 태어났을 땐 네 엄마 젖이 말랐었지. 네 오빠 낳았을 땐 일주일도 안돼 병원에서 퇴원했는데 너를 낳고는 뒤끝이 좋지 않아서 네 엄만 한달도 넘게 병원에 있었단다. 그때 내가 네 어밀 돌봤어. 네 친할머니가 문안차 병원에 왔을 때다. 네가 울어대니 네 친할머니가 네 엄마보고 아기 운다고 빨리 젖을 물리라고 하더구나. 나오지도 않는 빈 젖을 물리는 니 에미를 보며 내가 신생아인 널 향해 눈을 흘겼어. 네 친할머니를 얼른 돌려보내고 네 에미 품에서 너를 뺏듯이 안아들고 네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리기까지 했재. 아기가 울면 친할머니는 아기 운다, 어서 젖 물려라, 하고, 외할머니는 저 애는 에미 힘들게 왜 저리 울어댄다냐…… 한다더니 나도 다를 게 없었단다. 네가 그걸 알 리가 없건만 넌 이상하게 나보다는 네 친할머니를 더 따랐어. 나를 보면 할머니, 부르며 안녕하세요! 그랬지만 네 친할머니한텐 할머니이이-- 부르며 달려가 푹 안기곤 했재. 그때마다 나는 그때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린 걸 니가 알고 있나보네, 찔금했더란다.
참, 예쁘게 자랐어.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여자고, 똑같이 좋은 엄마인데
한사람은 아기운다 젖 물려라 하고, 다른이는 에미 힘들게 왜 저리 울어댄다냐 한다.
이쪽편에서 보면 저게 맞고, 저쪽 편에서 보면 이게 맞으니…….
어느게 맞고, 어느게 틀린 것인가?
어느것도 맞지 않고, 어느것도 틀리지 않은것이가!

엄마에 엄마는 딸에 딸이 성가시고,
아빠에 엄마는 아들에 딸이 불쌍하기만 하구나.
마음은 같을진데, 모두가 사랑일진데…….

엄마에 엄마에 엄마는 웃지도 울지도 않는구나.
그저 두 팔 벌려 가슴으로 안아 보듬는다.

어렵다.
단순 할수록 더더욱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