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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완벽한 커플

2010/03/01
짜라일기: 완벽한 커플.
독서일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역: 정영목 | 청미래 | 2002

P.90
보들레르는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여자와 하룻동안 파리를 걸어다닌 남자에 대한 산문시를 쓴적이 있다. 그들은 아주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의견이 같았기 때문에, 저녁이 되었을 무렵 남자는 자신의 영혼과 결합할 수 있는 영혼을 가진 완벽한 벗을 만났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들은 목이 말라서 대로 한 구석에 있는 화려한 새 카페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남자는 가난한 노동계급 가족이 카페의 판유리 너머에서 우아한 손님들, 눈부신 희 벽, 황금장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 가난한 구경꾼들의 눈은 실내의 부와 아름다움에 대한 경이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화자는 동정심과 더불어 자신이 그런 특관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에 수치를 느꼈다.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의 눈에도 자신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을 것을 기대하며 여자를 보았다. 그러나 남자가 영혼의 결합을 준비하고 있던 여자는 눈을 크게 뜨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불쌍한 사람들이 눈에 거슬린다며, 남자더러 주인한테 이야기해서 그들을 쫓아버리라고 말했다.
모든 사랑 이야기에는 이런 순간들이 있지 않을까? 자신의 생각이 반영되기를 기대하면서 상대의 눈을 찾지만, 결국은 불일치로 끝나버리는 순간--그것이 계급투쟁의 문제이건, 구두 한 켤레의 문제이건.


환상의 커플이란 어떤 것일까?
서로가 서로를 가장 잘 알아서, 상대가 원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일까?
그 사람의 눈으로 부터 나의 욕망을 읽어 낼 수 있을 때, 사랑은 완성 되는가?

그러나 환상은 한순간에 무너지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