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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8 역사를 관통하는 문제의식

역사를 관통하는 문제의식

2012/03/18
짜라일기(독서일기)

로마인 이야기 11권
P.73

어떤 의문

여기서 내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의문을 제시하고 싶다. 그 의문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제위에 앉아 있었던 23년 동안 황제 안토니누스 피우스의 행동반경은 로마와 나폴리 주변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것이 로마 제국의 장래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까?
  2. 이 23년은 차기 황제 마르쿠스에게는 17세부터 40세까지에 해당한다. 왜 안토니누스는 이 한창 나이의 마르쿠스를 곁에 붙잡아둔 채 제국의 속주를 체험시키지 않았을까?
  3. 17세부터 40세까지는 남자의 일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장 좋은 이 시기에 마르쿠스 자신이 중앙만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체험을 쌓을 기회를 달라고 황제에게 요구하지는 않았을까? 요구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의문들은 로마제국의 황금기 '오현제 시대'의 네 번째 황제인 '안토니누스 피우스'황제에 대한 의문이다.
『로마제국쇠망사』를 집필한 에드워드 기번의 역사관이자 그의 역사관을 그대로 받아들인 역사학자들이 좋게만 보아온 이 황제를 작다는 다른 시각에서 보기위해 이런 의문을 만들어 시금석으로 삼았다.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이런 식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문들을 독자들에게 공개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거나 혹시 찾으려 시도하는 방식으로 책을 서술 한다.
『로마인 이야기』 1권인 그의 첫 번째 책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질문으로 시작한다.

'로마'라는 대 제국이 어떻게 1000년이라는 세월동안 지속 될 수 있었을까?
그 힘의 원동력엔 어떤 것이 자리 잡고 있는가?

총 15편으로 이루어진 시오노 나나미의 역작 『로마인 이야기』 는 위와 같은 의문을 가진 저자가 그것을 풀기 위해서 1992년부터 2006년까지 15년에 걸쳐 1년에 하나씩 숙제하듯이 집필한 책이다.
『로마인 이야기』는 어쩌면 저자의 숙제 답안과도 같은 것이다.

그의 이런 의문들이 좋은 책을 쓰게 했고, 많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종종 저자가 가지는 의문들을 서술 하는데 그럴 때 마다 저자와 같은 의문을 가진 역사가는 아직 없었다고 한다. 있었어도 그의 답을 참고는 하겠지만 그래도 시오노 나나미 만의 답을 다시 찾았을 거 같다.


문제의식을 가지느냐 가지지 않느냐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올해 4월에는 대한민국 선거가 있다.
요즘 "나꼼수"나 "나꼽살"의 영향으로 정치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한나라당은 항상 자신들의 프레임을 만들어서 끌고 간다고 한다.
그들이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이고, 이걸 잘해서 선거에서 이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프레임이라는 것이 결국 "문제"를 설정하는 기준이 되고, 사람들은 그 기준에 맞춰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프레임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서 선거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FTA가 될 수도 있고, 경제 성장률이 되기도 하며, 혹은 피선거인의 비리나 과거 경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짜라가 혹은 제 3의 누군가가
시오노 나나미 같이 뛰어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뿌잉~뿌잉~~

답은 명확하나,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눈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눈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문제를 찾아내고 답을 풀어가는 것이다.
참 간단하다.
간단한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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