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2012/03/18 행복으로 가는 길

행복으로 가는 길

2012/03/18
짜라일기(독서일기)

인생이 왜 짧은가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역:천병희 | 도서출판 숲 | 2005-10-15 | ***** ****

행복한 삶에 관하여(De vita beata)
1장 행복으로 가는 길

1. 갈리오형,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 원하지만 무엇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모르는 채 살아요. 그리고 행복한 삶에 이르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아요. 일단 길에서 벗어나게 되면 서둘러 뛰어간다 해도 목표에서 점점 더 멀어지거든요. 반대 방향의 길로 들어섰다면 서둘러 갈수록 거리가 더 멀어지게 마련이고요. 그러므로 먼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안 다음, 목표에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아야겠지요. 일단 바른 길로 들어섰다면 날마다 어느 정도 나아가고 있으며, 자연스런 욕구가 이끄는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알 수 있게 되지요.

2. 우리가 정처 없이 떠돌며 길라잡이를 따르지 않고 서로 다른 방향을 외치는 사람들의 소음과 잡음을 따라다닌다면, 좋은 성품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한다 해도 짧은 인생은 실수를 반복하다가 끝나버리겠지요. 따라서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이며 어느 길로 갈 것인지를, 우리의 목표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험 많은 길라잡이와 함께 결정해야 해요. 이것은 여느 여행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여느 여행에서는 일단 어떤 길로든 들어선 다음 그곳 주민에게 물어보면 길을 잃지 않게 되겠지만, 행복으로 가는 길은 가장 많이 찾는 가장 번잡한 길이 가장 속임수가 많으니까요.

3. 따라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가야 할 길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니고 있는 길로 들어서서 가축 떼처럼 앞서가는 무리를 뒤따라가는 것이지요. 게다가 소문을 믿고는 가장 박수를 많이 받는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여기고, 전례가 많다고 해서 이성에 따르지 않고 거기에 맞춰  사는 것만큼 우리를 큰 불행에 말려들게 하는 것은 없어요. 그리하여 한 사람이 다른 사람 위에 엎어짐으로써 사람의 무리가 그토록 크게 늘어나는 것이지요.

4. 사람이 서로 밀치면 군중들 사이에서 벌어지게 되는 일 --누구나 쓰러질 때엔 다른 사람을 끌어당기게 마련이어서 앞서가는 사람들이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파멸의 원인이 되지요--이 전 인생에서 일어나는 것을 그대는 볼 수 있을 것이오. 아무도 혼자서만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길을 잃고 헤매게 하는 원인 제공자가 되니까요. 각자는 판단하기보다는 믿기를 더 좋아하는 만큼 인생에 관해서도 제대로 판단하지 않고 남의 말을 믿지요. 그리하여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으로 이어지는 과오가 우리를 빙글빙글 돌게 하다가 파멸로 빠뜨리지요. 우리는 남의 선례를 따르다가 망하는 것이니 만큼 군중과 떨어져야만 구원 받을 수 있어요.

5. 그런데 군중은 이성에 대하여 적대적 자세를 취하며 자신의 악덕을 옹호하지요. 그리하여 선거 집회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일이 얼어나게 되지요. 그곳에서는 나중에 변덕스럽게 민심이 바뀌면 자신이 투표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 왜 법정관으로 선출 되었는지 의아해하니 말이오. 똑같은 것을 처음에는 칭찬하다가 나중에는 비난하지요. 다수를 좇아 판단을 내리면 이렇게 되는 것이지요.


세네가는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속임수가 많다.'고 한다.
또 '전례가 많다고 해서 생각 없이 막 쫓지 마라.'고도 한다.
길을 선택 할 때 사람이 아니라 이성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통념적으로 옳다고 여겨지거나, 옆에서 하는 양을 보고 덮어놓고 따라 한다면 '행복의 길'에서 벗어나게 될 수도 있다.


J의 블로그에서 이런 글귀를 봤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자못 선정적인 글귀다. 너무 극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세네카가 이야기하는 '행복으로 가는 길'과 맥이 닿아 있는 것도 같다.
진실이라는 것은 쉽게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것은 너무 어렵고, 피곤할 것 같다.
누군가 '어렵다고 피해만 다니면, 문제의 본질을 해결 할 수 없다.'고 했다.


울렁거리는 바닥을 딛고 서서 하늘을 바라보면 넘어지겠지?
넘어지지 않으려면 바닥을 보고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하겠지?
안전한 곳을 찾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뭉쳐있는 곳을 발견하겠지?
사람들이 몰려있을 곳에 서서 나도 서보니 비로소 안심이 되겠지?

안 돼~~! 결국 짜라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게 되는 거야.
안 돼~~! 땅이 울렁거리면,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을 따라가게 된다니까~!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