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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3 역사와 평화

역사와 평화

2012/04/03
짜라일기(독서일기)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허허 벌판에 나무로 된 이층짜리 집을 짓고, 집 주위를 나무 울타리로 두르고 텃밭을 만들어 이것저것 다양한 채소를 기르는 것이다.
또한 10분쯤 걸어 나가면 다 을 거리에 농사를 짓는 것이다.
다른 쪽 울타리에선 소와 말이 풀을 뜯는다.
돼지도 몇 마리 있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한적한 곳에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면서 사는 전원생활을 생각해 본다.
최초의 원시 인류는 수렵, 채집 생활을 했겠지만 시간이 흘러 농사기술을 터득하면서 부터 정착생활을 했을 것이다.

주위에 다른 정착민이 생기고, 이웃 농장이 하나씩 생기다 보면 하나의 마을을 형성하게 된다.
어쩌면 『100년 동안의 고독』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마을이 형성될 지도 모른다.
이정도 되면 무척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나 하나 노력 여하에 따라 무한히 행복해 질 수도 있고, 그 반대 선상의 끝에 서게 될 수도 있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혼자만 살아도 좋을 것을 굳이 국가라는 것을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놀고먹으면서 편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부터 상황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들은 힘을 키우면서, 약탈자의 면모를 키워가게 된다.
이들이 마을을 습격하고, 약탈하고 불을 지른다.
혹은 다른 상상할 수 있는 나쁜 짓들은 다 할 것이다.
이 쯤 되면 평화를 유지하는 어떤 조직이 필요하게 된다.
마을에서는 힘센 사람들을 모아서 마을 순찰대를 조직하고 운영하기에 이른다.

이쯤 되면, 이젠 점점 치밀한 조직이 생기고 발달해 가면서, 결국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이 탄생하게 될 거 같다.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료마가 간다』를 읽고, 그리고 여러 경로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우고 접하다 보면, 이런 무능한 국가는 없는 만 못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로마에서도 무능한 군주가 있고, 서로 자리다툼을 하는 지배계급이 등장하고, 일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고, 과거 우리나라도 비슷했다.
그래서 생각을 단순화해서, 혼자 농사짓고 사는 것을 생각해 본 것인데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그것도 불가능 하다.
그래서 국가란 필요악 이라는 말이 생겼나 보다.


지금은 나라가 어지럽다.
몇 년 뒤에는 미국의 속국과 같은 처리에서 비참하게 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설마 그 정도까지야 될라구~ 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이 사는 세계에는 항상 문제가 생긴다.
처음은 선한 의지로 어떤 것을 만들었고, 그 시점에서는 의도한 대로 동작한다.
그러나 한 세기만 지나고 보면 좋은 것이 녹슬어 나쁜 것이 되고 만다.
결국 혁신이라는 것이 필요하고, 바꾸지 않으면 퇴화 할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혁신, 내부에서 자기 정화작용 같은 것이 작동해서 계속 유용한 형태를 유지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꿈이겠지.
아무리 열심히 무언가를 쌓아올려도 내가 죽고 나면 도로 아미타불이 된다.
그렇다고 자포지가 하고 무기력하게 살아야 하나?
아니면 그런 인간사를 이해하고 이용하는 것이 현명 할까?
어차피 선의로 만들어도 시간이라는 요소가 추가되면 악이 되어버릴 거라면, 차라리 지금 나에게 유리한 악을 넌지시 ‘’처럼 포장해서 만드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생각인 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땅이나 사서 농사나 지으며, 세상을 등지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대에는 그렇게 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자기밖에 모르는 지나치게 개인주의 적인 생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