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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7 무한회귀-건축무한육면각체

무한회귀-건축무한육면각체

2012/04/07
짜라일기(독서일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역:이재룡 | 민음사 | 2009-12-24 | *****
L'insoutenable legerete de l'etre | 1984

9000줄짜리 책에서 한 줄을 오려내었다.

P.250
… 그에게는 다시금 한 조각의 세계를 정복했다는, 그의 상상의 해부로써 우주의 무한한 캔버스에서 좁다란 천을 다시금 잘라냈다는 행복감이 들었다.


주인공은 자신만만하게 무한한 우주의 캔버스에서 우주의 무한한 캔버스에서 다시금 좁다란 한 조각의 세계를 잘라내었다는 행복감에 젖어 있다.
마치 무한한 우주를 모두 잘라 보이겠다는 자신만만함으로…….

오려내진 이 한 줄의 문장은 문맥적 소통을 차단당하고 발가벗겨져 혼자만의 능력으로 홀로서기를 시도 당한다.

성취감, 만족감, 자족감, 꾸준함, 근면함, 성실성, 만족감, 계획성, 비전, 포부, 배포, 자신만만함, 긍지, 등등.
위에 인용한 한 문장에서 읽어 낼 수 있는 주인공의 감정이다.

한 문장만으로 주인공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완벽하게 추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자신이 추구하는 무언가 차근차근 이루어 가고 있다는 확신 같은 것을 읽어 낼 수 있다.

무한한 캔버스를 상상해본다. 우주를 가득 채울 만큼 큰.
가위로 하루에 한 조각씩 잘라 나간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이나 얼마나 오래 살아야 캔버스를 다 오려 낼 수 있을까? 죽기 전에 다 오려 낼 수 있기나 할까?
주인공의 그 자신만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쓸데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


공상에서 깨어나 다시금 문제의 본질로 돌아온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은 올바른 길인가?
오늘 성취한 그 무엇이 내가 살아가는 우주의 한 조각 일 까?

다시 되 짚어보고, 다시 앞으로 한 걸음.

행복을 생각한다. 매일…… 또 매일.
무의미함이 세상을 덮는다.
세상의 것들에서 가치가 분리되어 단순 이분법으로 제 해석된다.
행복 한 것과 행보하지 않은 것.

가치의 변화는 공식의 조정을 요구하며, 변형된 공식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새로운 가치는 시간이라는 먼지에 찌들어 오래된 가치로 화한다.
오래된 가치는 재귀의 굴레에 걸려들어 가벼움의 논리로 영원한 변주를 이어간다.

책의 1부 1장이 떠오른다.
다시금 1장을 읽어 내려간다.


다시 문장 속으로 들어가 공상을 이어가 보자.
잘나낸 우주의 조각은 다시금 내 속에서 이어 붙여져 제 창조되고 있다.
그것은 거대한 청사진의 한 조각이고, 언잰가 다가올 미래의 부분이다.


참조1: 건축무한육면각체

주인공은 자신의 경험을 공식화 한다.
P.250
1. 정력과 결합된 서투른 미숙성.
2.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사람의 놀란 얼굴.
3. 번쩍 빼든 칼 앞에 항복하는 군인의 팔처럼 높이 든 두 발.
이것을 머릿속에서 반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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