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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7 방울이의 추억

Posted 2012.08.07 14:49 by 짜라
방울이의 추억

2012/08/07
짜라일기(독서일기)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 오픈하우스 | 2008-03-24 | 256쪽

오랜만에 좋아하는 산문집과 만났다.
산문을 무척 좋아함에도 자주 읽지는 않는 편이다.
뭐랄까 맛있는 것만 먹으면 나중엔 맛없는 것에는 손이 가지 않을 거 같은 노파심이라고나 할까?
그보다는 좋게 말해, 좋아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 일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늘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꿈꾼다.
오늘 짜라가 읽은 책은 공지영 작가의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라는 산문집에 어울릴 법한 무척 산문적인 제목이다.

이 책의 주 내용은 엄마인 작가가 딸인 대학생에게(혹은 그 즈음의 부모를 가진 모든 자식들에게)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책이다. 그중 가장 집요하게 다루는 주제는 사랑이다.

이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우리가 꿈꾸는 행복에 대해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되었고 그리고 그것이 행복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짜라는 물방울의 모험 이야기가 머리에 떠올랐다.
이 이야기는 순수하게 짜라가 창작한 이야기 이지만 그 원천은 짜라 인생의 행로에 드문드문 걸려있는 책들과 사람들의 이야기에 모티브를 두고 있다.
『끝없는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꼬마 소년처럼 짜라도 이야기를 한번 지어본다.


『방울이의 추억』
방울이는 놀랍게도 하늘에서 태어났다.
경상남도 밀양의 어느 산골짜기가 내려다보이는 하늘에서 태어난 방울이는 태어남과 동시에 떨어지는 숙명을 지니고 태어났다.
하늘에서 태어난 것 까지는 무척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끝없는 추락을 경험한다는 것은 끔찍하리만큼 고통스런 경험이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암흑 속에서의 추락은 방울이의 마음을 콩알만 하게 만들었고, 급기야는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한참동안 정신을 잃고 떨어지기를 계속했고, 잠깐 정신이 들었다가도 추락하는 속도감에 또 다시 정신을 잃었다.
그러기를 5번쯤 반복했을까 그 속도감에 적을 할 즈음 또 다른 시련이 방울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큰 충격과 함께 몸이 산산이 부서지는 고통을 느꼈다.
산산이 부서지는 고통이라는 표현은 인간에겐 은유적인 표현이겠지만 방울이에게는 지극히 현실적인 표현이다.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다 단풍 나뭇잎에 부딪히고 다음으로 나뭇가지에 부딪혔고, 마지막으로 땅에 부딪혀 방울이는 수십 조각으로 나뉘어 땅속에 스미었다.

그것으로 방울이의 짧은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 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암흑 속에서 졸졸 흐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땅속 깊숙이 방울이처럼 대추락의 시기를 견디고, 혼돈의 부딪힘을 이겨낸 친구들이 우루루 서로를 보듬으며 하나의 물줄기를 이뤄 어딘가로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친구들의 따듯한 품에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행복감이 느껴졌다.
바위틈을 비집고 흐르기도 했고 더러는 지렁이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

포근함에 취해 잠깐 잠이 들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주위가 환한 곳을 흐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물줄기였던 친구들이 어느덧 개울물로 합쳐져 있었다.
개울물의 일부로 합쳐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자 어느덧 방울이는 스스로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추락의 끝에 자신의 일생도 끝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침 해가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더니 방울이의 아침도 밝게 빛나고 있는 것 같아 무척 기분이 좋다.

다양한 모양의 돌 주위를 돌아서 가기고 하고 나무뿌리 밑으로 지나가기도 했다.
방울이가 지나가면 개울 바닥의 자갈돌들이 시원한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나무뿌리들은 방울이가 간지러운지 몸을 비비꼬오며 히죽히죽 웃는다.
가끔 토끼나 사슴들이 와서 동료들을 한 모금씩 마시고는 잠시 음미하다 카~ 하는 소리를 내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방울이는 그렇게 동물의 입속으로 들어간 동료들이 결국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혹시 그것이 죽음일까?
그것으로 인생이 끝나는 걸까?
두려운 생각들이 끝없이 일었기에 방울이는 동물들을 피하고 싶었다.

한편으로 방울이는 자신의 인생에 앞으로 어떤 일들이 닥칠지 무척 궁금하다.
그리고 지금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무척 궁금하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스스로의 인생을 선택해본 기억이 없다.
주어진 환경을 견디며 살아온 것이 다인 것만 같다.
방울이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긴 하지만 정말 그런 위대한 방울이가 될 수 있을지 조금은 두려운 생각도 든다.
꿈꾸는 그런 삶을 살려면 무엇을 준비하면서 살아야 할까?
그러나 지금도 방울이는 개울물의 줄기에 그저 몸을 맞기도 흐르고 있다.

아~ 저 앞에 길이 끊어졌어.
산을 급하게 내려온 개울물은 그곳에서 끊어져 흩어져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방울이는 더럭 겁이 났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최대한 몸을 움츠리고 앞서가는 친구들이 어떻게 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한다.
친구들은 서로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길이 끊어짐과 함께 산산이 흩어져 자신의 갈 길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느덧 방울이도 개울물 길의 끝에 다다라있었다.

생각할 사이도 없이 부딪혀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친하게 지내던 대부분의 친구들은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버렸고, 방울이 주위에는 낮선 친구들만 남았다.
이제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야만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가 보다.
개울물의 친구들과 함께 흐를 때는 정말 즐겁고 신났는데, 지금은 어둡고 습하기만 하다.
개다가 시간이 느릿느릿 정지해 버린 듯 한 착각도 든다.
마음이 우울해 질수록 과거에 즐거웠던 기억들만 떠오르고, 그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만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때 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방울이를 위협하며 닥쳐오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과거에 꾸었던 꿈과는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스물스물 기억의 저편에 어른거렸다 사라진다.
가끔씩 방울이가 꿈꾸었던 꿈들이 심각하게 방울이를 질책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버겁기에 과거의 꿈들을 포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자신을 변명하고 위로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가까운 곳에 예전에 꿈꾸었던 거대한 강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울이는 어떻게 하면 저 거대한 강물과 합쳐질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인생은 주어진 삶을 살아 내는 게 다였다면 한번이라도 자신의 선택으로 사는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가 방울이의 마음속 깊은 곳에 울림을 만들었고 방울이는 물결쳤다.
방울이는 도전했고, 미래를 향해 도약했다.

드디어 벽을 넘어 수많은 친구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강물에 합류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 뛰어 넘어야 했던 수를 샐 수 없을 만큼 많은 문제들이 꿈결처럼 스쳐 지나갔다.
예전에 친했던 친구들도 몇 만날 수 있었다.
저마다 자기만의 무용담을 이야기 하며 유쾌한 웃음을 짓는다.

한 친구가 말하길.
저 앞에는 거대한 강물보다 더욱 거대한 바다가 있어. 그곳에는 우리가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무진장 널려있어. 얼마나 오랫동안 바다를 꿈꿔 왔는지 너희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걸. 기대 하라고.
바다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 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경험들이 잔뜩 준비되어 있다고 했다.
원하기에 따라 바다로 가지 않고 저수지로 가는 친구들도 있다나.
그런 친구들은 평온하게 고인 연못 같은 곳에서 평안히 생을 마친다고 했다.

방울이는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모험을 찾아 바다로 떠나야 할 가?, 아니면 남은 평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는 곳으로 갈까?


방울이는 고심 끝에 결심했다.



공지영의 산문을 읽다가 이런 이야기가 왜 떠올랐는지 짜라는 잘 모르겠다.
공지영이 털어놓는 인생살이가 좋아보여서 이었을까?
짜라가 보기에 공지영 작가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 정도 성공했으면 무언가는 포기 할 줄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물론 짜라도 공지영 작가 못지않게 욕심이 많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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