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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8/11/17 유럽여행: 로마에서의 첫날

2008/11/17
로마에서의 첫날

짜라의 오토바이 유럽여행
2일째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했다.
해결해야할 일들이 많다.
우선 GSM 폰 SIM 카드 구입.
유로 현금 찾기.

공항에서 나오는 길에 그나마 가진 8만원의 현금을 환전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환율을 지 마음대로 2020원 대로 책정해서 환전해 주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수수료를 7유로나 받는다.
결국 38유로에서 7유로 제하고 받은 건 고작 31유로.
시작부터 너무하단 생각에 울컥하는 마음에 저절로 이를 악물게 된다.

공항 2층으로 올라가, 기차역으로 가서 Termini 행 기차표를 11유로에 구입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항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SIM카드 팔만한대를 찾아봤는데, 찾을 수 없었다.
관광안내소에서 물어보니 시내로 가면 있다고 한다.
일단 Termini 행 기차를 탄다.

6좌석이 방한 칸씩 되어있고, 뒤쪽으로 더 들어가면, 지하철처럼 배치된 좌석이 있었다.
첫 번째 칸에 들어갔다.
현지 아주머니 두 분과 같은 방에 들어갔다.

일단 카푸치노 에 전화를 해 위치를 묻고 싶었다.
허나, 휴대폰이 없으니 연락할 방법이 없다.
옆에 앉은 아주머니에게 공손히 핸드폰을 빌려주십사 부탁을 했다.
5분쯤 설명을 하고 나서야, 부탁한 분 맞은편 아주머니가 폰을 빌려 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뭔가를 드리고 싶었지만, 준비해온 선물을 드리기엔 아직 실력이 모자라는지라 선뜻 그림을 그려 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지나고 나니, 부족한 실력이나마 선물을 하는 것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 나는 대로 자꾸 연습해야 겠다.

민박집에 연락해, 간다고 이야기하고 나중 나오기를 부탁 드렸다.
26번으로 오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 26번이란 데를 찾을 수 없었다.
일단 밖으로 나와 숫자를 찾아 해매다 찾지 못하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플랫폼이 29번까지 있었다.
혹시 플랫폼 26버니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가보니, 다행이 맞았다.

민박집은 거의 역 앞에 있는 고층건물 2층에 있었다.
현지시간 11시 반쯤이었는데, 아주머니가 대뜸 식사했냐고 물으셨다.
식전이라 하니 바로 식사를 준비해 주셨다.
식후 SIM카드 판매처와 현금지급기 위치를 물어 밖으로 나왔다.

SIM카드는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SIM카드 사는데도 여권을 요구했다.

현금지급기는 역안 우체국에 있다고 했다.
어렵게 우체국에 찾아갔는데, 이런, 현금을 다 털렸는지 서비스가 되지 않았다.
결국 현금 찾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초인종을 눌러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
주인아주머니가 장보러 가신다더니, 그런 가부다 하고 일단 발길 닫는 데로 로마 시내를 거닐었다.
가까운 공원이 보여 그곳으로 산책을 했다.

공원에는 엄청나게 큰 나무들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활엽수 종류(?)인 나무들이 있었는데, 여기 것은 10배 20배 더 컸다.
무척 이채롭기도 하고, 걸리버 왕국에 온 듯 한 묘한 느낌도 들었다.
샌들에 지갑만 달랑 들고 나와, 사진에 담지 못 한 것이 못내 아쉽다.
내일 기회가 되면 찍어야지.

1시간가량 그렇게 방황을 하고서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아주머니는 방청소 중이셨다.
일단 14시간 비행으로 혼곤한 몸을 쉴 겸 잠을 청했다.
4시쯤 일어나, 오토바이 살 방법을 알아보았다.
외국인은 오토바이 취득이 안 될 것 같다는 현지인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서 알아 볼 때, 독일에서 오토바이 구입해, 등록하고 보험까지 들었다는 이야기를 보고 온 길이라, 이런 상황이 발생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 빠지고 보니 앞이 캄캄해 졌다.
이 궁리 저 궁리 하다, 같은 민박집 다른 여행자 분이 야간 투어에 간다기에 고민은 내일로 미루고 일단 여행 기분을 내기로 했다.
저녁 8시에 21번 플랫폼으로 가서 가이드 일행과 합류했다.
야간 투어는 콜로세움, 천사의 성, 통일기념관 3곳을 돌았다.

민박동기분과 혼자 다니시는 여성 여행자, 이렇게 3명이서 함께 이야기하며 관광지를 돌았다.
모르는 사람들과 마치 친구처럼 사진도 찍고 함께 웃으며 여행 다니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야간투어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니 10시 반쯤 되었다.
피곤함 몸을 샤워로 풀어주고, 민박동기분과 맥주 한 캔을 마셨다.
하이네켄, 시원한 맥주가 피곤한 정신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내일 일정을 생각했다.
내일은 가이드를 따라 바티칸 투어를 하기로 했다.
오토바이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을 듯 해서, 일단 로마 관광을 하며 천천히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막막함에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심기일전하고, ebay.it 에 들어가 1000유로 사이의 오토바이 목록을 검색해 보고, 적정 가격의 매물들을 수첩에 기록했다.
물론 전화번호가 공개되어 있는 목록들만.
내일 가이드 해주시는 분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부탁드려 몇 군대 전화를 걸어볼 생각이다.
아니면, 알리안츠 같은 보험회사에 연락을 해 외국인 오토바이 취득 가능 유무를 알아보아야 갰다.
어딘가 솟아날 구멍이 있겠지…….

피곤한 하루가 이렇게 지나간다…….
내일은 더욱 즐거운 하루가 되겠지? 기대해 본다.


편집일: 2008/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