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05 너무 길거나, 짧은
짜라 인생은 긴 것과 짧은 것들의 연속이다.
짜라가 읽은 많은 책들 중 가끔은 며칠 혹은 몇 주 만에 읽히는 책들도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책은 한 달, 많게는 6개월에 걸쳐 읽혀진다. 짜라에게 최초의 강적은 톨스토이의 부활 이다. 6개월에 걸쳐 혹은 더 많이 걸려 읽은 듯하다. 그래서 짜라의 ID가 revival 이다. 이것은 하나의 도전이면서 동시에 의미였다. 지금은 그 기억의 그림자가 옅어졌지만…….
최근에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코스모스"다. 무척이나 흥미진진했고,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책이었다. 약 5개월에 걸쳐 읽은 듯하다.
오늘 퇴근길에 동반자가 되어주던 만화의 최종회를 봤다. "노다메칸타빌레" 모든 것이 완벽한 "신이치". 거의 인간이기를 포기한 "노다메구미(노다메)". 드라마는 이 둘의 연애를 중심축의 한쪽에 놓고 있다.
노다메는 딱 두 단어로 요약되는 무척 단순한 물이다. 엽기 발랄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나오며 다른 모습을 조금씩 보인다. 그리고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인다. 노다메 본인은 그 재능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서 많은 철학적 명제들이 도출되고, 만화를 그냥 단순하게 볼 수 없게 만든다.
신이치는 모든 면에 완벽한 남자 주인공이다. 못하는 게 없는데다가 얼굴까지 잘생겼다.
이야기의 다른 한축은 이 두 주인공이 다니고 있는 음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Rising Star 오케스트라" 어쩌면 연애이야기 보다 클래식 쪽에 더 초점이 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24~5분짜리 만화에서 클래식 음악만 10분 이상 거의 대사 없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시간 측정을 한건 아니고, 감으로..ㅋㅋ)
약 5개월 전, 독서모임에서 어떤 분이 추천해 주셔서, 중국 가기 전 8편까지 보고, 돌아와서 나머지 부분을 다 봤다. 총 23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통 한편에 클래식 2개 이상이 나온다.
만화를 보면서 베토벤, 바흐, 라흐마노프 등 클래식과 그 작곡가들에 관심이 커졌다.
밤길의 동반자였는데, 앞으론 퇴근길이 좀 쓸쓸해 질것 같다. 아무튼 이래저래, 이 만화도 거의 5개월에 걸쳐 본 샘이다.
대학을 입학한 이후로,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 시간도둑들이 내 시간을 훔쳐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 주말엔 나름 여유를 부린다. 그렇게라도 여유를 찾고 싶은가보다.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하고 싶은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데, 시간은 일정하니 점점 시간이 쪼그라 드는 것 같다.
오늘은 큰맘 먹고, (내일 회사 출근을 안 할 작정으로) 밤을 샐 작정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다음 주 월, 화, 수가 휴가다. 휴가가지전에 산적한 일들을 마무리 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자꾸 등을 떠민다. 그러려고 새벽 4시에 라면까지 끄려 먹었는데……. 아무래도 출근을 해야 할 듯하다. 소화도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려니, 이거 참 난감하다. 역시나 생각이 짧았다. 나름대로 배수진을 친 게, 살로 가게 생겼다.
뭔가를 계속해서 쓰고 싶다. 글을 잘 써서가 아니다. 거의 어린애 수준인걸. 그것보다 욕망과 갈증이 큰 탓이다. 채울 수 없이 이 갈증은 언제쯤 해소될지…….
그래 이젠 자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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