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2 독서일기
지도자의 길
체게바라 평전 P. 305
펠릭스, 이 개가 더 짖지 못하게 해라. 자네가 알아서 해. 다시 짖지만 않게 하란 말이다!
체의 부대에는 새로운 마스코트가 생겼다. 태어난 지 몇 주밖에 안 된 작은 강아지다.
체의 부대가 적을 막기 위해 이동하는데, 강아지 녀석이 자꾸만 따라온다.
아무리 돌려보내려 해도 고집을 꺾을 수 없다.
어느 순간 강아지가 짖기 시작한다. 힘이 달렸는지 주의를 끄는 것이다.
일순 모두 얼어붙었다.
펠릭스가 강아지를 안아온다.
매복할 장소를 정하고, 잠깐 쉬는데 강아지가 다시 짖기 시작한다.
체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이렇게 말한다.
펠릭스, 이 개가 더 짖지 못하게 해라.
펠릭스는 멍한 눈으로 체를 바라본다. 주위 사람들을 두리번거려도 본다.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배낭에서 밧줄을 꺼내더니 그 어린 짐승의 목을 조른다.
파닥거리던 몸이 격렬해 지더니 일순 힘을 잃고 축 늘어진다.
졸린 목구멍에서 가느다란 신음이 새어나온다.
짜라는 체에게 묻는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진 않았냐고.
땅에 묻어버려?, 먼 곳에다 줄로 묶어둘까?, 입에 재갈을 물려?
짜라라도 더 좋은 방법을 알지 못하다.
펠릭스에게 강아지를 대리고 본부로 돌아가라고 하고 싶지만, 12명으로 100명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명 한명이 차지하는 자리는 가볍지 아니할 것이다.
언젠가 이끄는 자리에 서서 사람들을 격려하는 날이 짜라에게도 올 것이다. 그 때 짜라는 어떻게 할까?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더 좋은 판단으로 모두를 암울한 기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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