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9 짜라일기: 삶과 죽음 최근에 우연히도 공통된 책과 영화를 보게 되었다.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영화: 집행자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한 소크라테스. 2400년 뒤에도 전해지는 그 말이 태어나는 책이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사형 집행인에게 소크라테스가 묻는다. 소씨: 일을 빨리 진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집행자는 그렇게 진심어린 조언을 한다. 소크라테스가 마지막 한줌의 숨을 남겨놓고 이렇게 말한다.
크리톤, 우리는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에게 닭 한 마리를 빚진 것이 있네, 소홀히 하지 말고 갚아주게나.
인생의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 자유를 얻는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신께 감사의 제물을 바치는 여유를 보여준다. 영화 집행자는 교도관들에 대한 이야기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 이야기다. 사형을 집행하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 그 색깔의 화려함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악몽과 끊임없는 인생에 대한 성찰. 어떤 사람은 죽어 마땅하고, 또 다른 이는 안타까운 인생의 마감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내가 슬퍼하는 오늘이, 다른 어떤 이에게는 간절 바라던 하루."
라는 경구처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게 되는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전해준다. 인생이 별것 아닌 것 같은 나날의 연속이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짜라라는 인간은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카이, 넌 얼마나 절실하니. 외줄을 타는 듯, 아슬아슬한 하루하루를 살면서 그 박진감을 덤덤히 느끼는 '나'를 보며 자꾸만 끝없는 상념의 나락으로 꺼져 내려앉는다.
책, 영화 모두 사형수와 집행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한쪽은 사형수가 주인공이고, 다른 한쪽은 집행자가 주인공이다. 두 편의 이야기는 나름의 철학을 담고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자로 부터 '참을 수 없는 인생의 가벼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도록 하는 화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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