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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0/08/02 여수 M집에서

2010/08/02
짜라일기: 여수 M집에서

07:00 눈을 떴다.
거의 10시간 넘게 잠을 잤다.
반쯤 깨어 멍하니 있다.
주차장에서 다른 차가 나갈 수 있게 차를 빼주고, 다시 올라와 아침을 먹고, 또 잔다.
10시 넘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앉아 책을 펼쳐든다.

"여행의 기술"
102쪽 까지 읽었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오페라의 유령"도 읽어야 하는데, 서둘러 읽어야 하려나?
책을 서둘러 읽는 것은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책들은 저마다 품은 이야기가 있다.
자기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이야기 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지루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하는 놈도 있다.
똑같은 책이라도 나에겐 재밌게 잘 말하더니 다른 사람에겐 수줍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했는지 "재미없다" 타박을 받기도 한다.
재미라는 놈은 책과 사람의 관계 사이에서 탄생하나보다.
재미가 있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니 말이다.

늦잠을 자과, 책을 읽고, 수박으로 점심을 때우고, 책을 읽고, 일기를 쓴다.
기행문이다.
여행문이다.
피서문이다.
오늘 하루는 책과 노트와 볼펜과 또잠이와 보낸다.


저녁 9시쯤 M이 집에 도착한다.
오전에는 저녁 6시 이전에 도착 할 거라고 하더니, 역시나 시간을 지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밖으로 나가 시원한 병맥을 마신다.
여수에선 병맥을 시키면 안주가 따라 나온다고 한다.
어디 적혀있는 것도,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닌데 아무튼 그렇단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안주를 시켰다고 나를 타박한다.
외지인은 모를 모종의 룰이 여기 이 술집에도 도사리고 있나보다.
둘이서 다섯 병은 마신 것 같다.

가까운 당구장에서 4구를 친다.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요즘은 그런 대로 당구가 잘되는 거 같다.
120으로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올리라고 눈치를 준다.
기복이 심해서 내 실력이 아닌데, 다음에 또 이기면 올릴까 말까? 고민을 한다.

내일은 07:40 배로 거문도로 향한다.
그러려면 6시쯤에는 일어나야하니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다.
이번여행의 하이라이트 "거문도, 백도 유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