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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0/08/04 휴가 마지막 날

2010/08/04
짜라일기: 휴가 마지막 날

거문도 배편이 취소되면서, 계획대로라면 엄청 빠듯할 오늘의 일정이 한가하게 시작된다.
10시가 넘어 비몽사몽 일어나 샤워를 한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올 때 가져왔던 짐들을 그 때 그 모양으로 가방에 차곡차곡 넣는다.
M군 어머니는 아이스박스에 다가 종류별로 김치를 통에 담아 넣는다.
각김치를 좋아라 했더니, 나에게도 콩고물이 떨어졌다.

M군 승용차로 서울로 방향을 잡고, 내비를 길잡이 삼아 출발.
조수석에 앉는 사람은 잠들면 안 된다.
조수석이 졸면 운전석도 졸립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카스테레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며 달린다.
논산을 지날 즈음, 다 읽지 못한 "여행의 기술"이 떠올랐다.
조수석에 앉아 읽는 책은 집중이 잘되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갔고, 책장들은 신이 나서 주저리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목적지에서 100Km를 남겨두고 속도가 저하되었다.
그래도 심하게 막히진 않아서 5시 즘에 집에 도착했다.

여행의 핵심이었던 거문도 방문이 무산되면서, 알맹이가 빠진 여행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나름 즐거운 2010년 여름 휴가였다.

여행은 고생을 해야 기억에 남는데, 너무 편안한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몸은 자꾸만 편안함을 찾고, 시원함을 찾고, 포근함을 찾는다.
벌써 아저씨가 되어버린 기분이다.
젊음은 어려움과 맞서고, 도전하고, 새로움을 개척해야 한다.
다음번엔 그런 여행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