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5 짜라일기 독후감: 여행의 기술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역:정영목 | 이레 | 2004-07-26 | *****
존 러스킨John Ruskin(1819~1900, 영국의 미술 평론가, 사상가)
<데생의 기초The Elements of Drowing>1857 <원근법의 기초The Elements of Perspective>1859
P. 298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자신이 그런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에 관계없이, 그것에 대하여 쓰거나 그것을 그림으로써 예술을 통하여 아름다운 장소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P.322 러스킨은 영국 시골을 여행하다 제자들이 형편없는 그림을 제출하자 이렇게 말했다. "나는 보는 것이 그림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나는 학생들이 그림을 배우기 위하여 자연을 보라고 가르치기보다는, 자연을 사랑하기 위하여 그림을 그리라고 가르치겠습니다."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Xavier de Maistre(1763~1852, 프랑스의 소설가)
<나의 침실 여행Journey around My Bedroom>
P.330
<신대륙의 적도 지역 여행>과 <나의 침실 여행>은 여행에 접근하는 두 가지 방법을 보여준다. 첫 번째 여행에는 노새 10마리, 짐 꾸러미 30개, 통역 4명, 크로노미터, 육분의, 망원경2개, 보르다 경위의, 나침반, 습도계, 스페인 왕이 보내는 소개장, 총이 필요했다. 두 번째 여행에는 분홍색과 파란색이 섞인 면 파자마 한 벌이 필요했다. 메스트르의 <나의 침실 여행>에 대해 들으며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심미안을 갖게 된 듯하다. 괴테의 생가를 찾아 여행을 하는 사람은 그의 침실이었을 어느 장소에서 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모든 감각을 동원해 탐색을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수상한 것이 발견되면,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머릿속으로 상상한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에서 그런 징후들은 별 관심의 대상도 되지 않을 사소한 것들까지 상상을 자극하는 하나의 대단한 실마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짜라의 침실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아직 관심을 받지 못한 많은 재밌을 이야기를 끄집어 펼쳐낼 수 있을 것 같다. 러스킨은 사진기에 경의를 표하면서 동시에 안타까운 감정을 내비쳤다. 사진이 비율과 크기 모양 등 상세하고 아주 정확하게 아름다움을 담아 낼 수 있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은 눈앞의 아름다움을 관찰하는 즐거움을 사진기에게 양도해 버리곤 그냥 지나쳐버린다며 한탄한다. 사진은 보조적인 관찰도구인데, 역할이 완전히 전도되어 버렸다. 러스킨의 "자연을 사랑하기 위하여 그림을 그리라고 가르치겠다."는 말은 감동적으로 들린다. 짜라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가득 찬 욕망을 가지고 몇 번 시도를 했지만, 초등학생이 그려도 이보다는 잘 그리겠다고 스스로를 평가하며 이네 의기소침해지기 일 수 였는데, 그런 나에게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다독여준다. 잘 못 그려도 그린다는 행위를 통해 자연을 더 자세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의미 있다 이야기한다. 보통도 러스킨의 북돋움에 힘입어 그림을 그려봤는데, 발그림이라고 표현할 만하지만 그럼에도 아주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를 한다. 또한 러스킨의 "말 그림"도 그려봤는데 역시나 좋았다며, 독자들에게도 한번 도전해 볼 것을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 짜라는 러스킨과 보통의 부추김에 힘입어 한번 도전해 볼 까한다. 아무리 그지같은 그림이 나와도 좌절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이 책은 초반부는 몰입이 잘되지 않았다. 여행 중에 짬짬이 읽어서 더 그럴 수도 있다. "출발", "동기" 까지는 그냥저냥 지루한 정도까진 아니어도 조금 성가신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풍경"에서 성가신 기분이 조금 가셨고, 그림과 곁들여진 설명에 조금에 글맛을 찾았다. "예술"에 고흐의 그림과 프로방스 지역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며, 일말의 부끄러움을 내비치는 보통을 보면서 그의 천진함이 재밌게 다가왔다. 특히나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를 읽을 땐 집으로 향하는 차 안이었는데, 잠깐씩 현실과 책속을 오가며 극도의 몰입감에 황홀한 기분에 휩싸여 있었다. "귀환"에서 사소한 일상 속에서 여행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게, "신선한 충격"이라는 말이 전혀 진부하지 않게 머리를 스치듯 다가왔다. 짜라에게 『여행의 기술』은 보통의 두 번째 책이듯, 역자에게도 그랬나보다. 세 번째로 만나게 될 보통의 책은 아마도 『행복의 건축』이 될 것 같다. 여행 동안 만난 K는 "건축" 책으로 보통과 처음 만나 좋아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러스킨은 심리적인 자연관찰을 이야기 했다. "분홍빛 조각구름의 굴곡"이 아닌, "강건함과 온화함을 동시에 품고 있는 구름의 유선형" 처럼 사물을 심리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연습을 해 봐야겠다. 그러면 일상적으로 맞이하는 아침이 항상 새로운 아침으로 밝아오지 않을까!
P. 317
풀은 대범해 보이고, 땅은 소심해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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