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8 짜라일기: 산다는 건 좋은 거지 비가 내린다. 빗소리가 참 좋다. 뭐랄까? 그냥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 준다고나 할까? 아무튼 비는 짜라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다. 비는 세상의 근심을 지워주고, 여러 가지 소음과 걱정거리들도 잔잔하게 묻어준다. 인생은 뭔가. 사람과 만나고 가까워지고, 인연을 맺고 또 멀어지기도 하고, 잘 안다고 자부하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만했던 나를 미련하다 타박하기도 한다. 100년을 살아도 다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지금은 다 아는 듯 그렇게 폼 잡고 있지만, 언젠가 그냥 폼이었을 뿐 아는 척했을 뿐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겠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과 오케스트라 선율을 타고 흐르는 빗소리를 감상한다. 짜라는 지금 잘 하고 있는 건가? 아집과 고집, 독선으로 똘똘 뭉친 바보 같은 모습은 아닐까? 항상 다 아는 척 잘난 척하면서 살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노라 신앙고백이라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평생을 잘못 살았는지도 모른다. 혼란만 가득한 세상.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걸 그랬다,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을까 망설여진다. 지금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나중에도 옳은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렴 어떠랴.
산다는 건 좋은 건데, 수지맞는 장산데, 빈털터리 알몸으로 태어나서 등 붙일 땅뙈기, 비 가릴 지붕을 가졌으면 그만이지.
아등바등 하지 말고, 가끔은 양보도 하고, 독선적으로 다른 사람을 낭떠러지로 밀어 붙이지 말고, 좀 더 유하게 선하게 다른 사람과 부데 끼지 말고, 그렇게 치열하지 않은 인생, 가끔은 이용도 당 할 줄 아는 넉넉한 인생을……. 살아 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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