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다 떠나는 인생 2012/03/07 짜라일기 / 독서일기 인생이 왜 짧은가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역:천병희 | 도서출판 숲 | 2005-10-15 무척 힘들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버블의 기원』을 읽었다. 2001년 미국의 닷컴 열풍의 후유증으로 주식 대 폭락의 시기를 맞았던 상황을 1990년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분석해 가는 책이다. 책을 읽다보니 혹시 짜라도 욕심에 눈이 멀어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집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벌써 1시가 넘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기업 가치평가'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관련된 책 목록을 뽑아 보았다. 너무 많아서 그중에 5권 정도만 추려서 목록을 만들었다. 이달 말쯤에 몰아서 봐볼까 생각을 했다. 시간이 두시가 넘었다. 잠을 자야하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의 『인생은 왜 짧은가』를 폈다. 목차를 보고 세네카의 프로필을 본다. 기원전 4년에 태어났다. 이 책은 49년도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돌아본 세네카의 인생론이다. 첫 장을 펼쳤는데 네 단락짜리 글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목은
1장. 준비하다 떠나는 인생
파울리누스여, 많은 사람들이 자연은 인색하다고 불평하오. 타고난 수명이 짧은데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간마저 너무나 빨리, 너무나 신속히 지나가므로 극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은 인생을 준비하다가 인생을 떠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보편적인 현상인 이러한 불행에 대해 군중과 무지한 대중만이 탄식하는 것은 아니라오. 유명한 인사들도 이런 감정으로 불평을 털어놓으니까요. 그래서 가장 유명한 의사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외쳤던 것이오. 아리스토텔레스도 자연에 대해 철학자답지 않게 시비를 걸었지요. "자연은 동물에게는 인간보다 다섯 배 또는 열 배나 오래 살도록 수명을 넉넉히 주었거늘 그토록 많은 일을, 그토록 큰일을 하도록 태어난 인간에게는 그토록 짧은 수명을 정해놓다니" 하고 말이오. 그렇지만 우리는 수명이 짧은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오. 인생은 충분히 길며, 잘 쓰기만 한다면 우리의 수명은 가장 큰 일을 해내기에도 넉넉하지요. 하지만 인생이 방탕과 무관심 속에서 흘러가버리면, 좋지 못한 일에 인생을 다 소모하고 나면, 그때는 마침내 죽음이라는 마지막 강요에 못 이겨 인생이 가는 줄도 모르게 지나가버렸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이오. 짧은 수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명을 짧게 만들었고, 수명을 넉넉히 타고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수명을 낭비하는 것이라오. 마치 왕에게나 어울릴 넉넉한 재산도 적합하지 않은 주인을 만나면 금세 탕진되고, 얼마 안 되는 재산도 제 주인을 만나면 사용함으로써 늘어나듯이, 우리의 수명도 제대로만 배분하면 크게 늘릴 수 있는 것이라오. 앞의 두 단락은 인생의 짧음을 한탄하는 글이고, 뒤의 두 단락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길게 활용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며칠 전에 '읽기목록'에 추가한 책 『30년 만의 휴식』도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거 같다. 2012년 3월 달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하는 달이 될 것 같다. 짜라만의 인생론, 행복론을 만들어 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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