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4 유럽여행: 처음 여행하는 기분
짜라의 오토바이 유럽여행 독일 뒤셀도르프, 19일째
거의 10일 만에 다시 짐을 꾸린다. 여행을 하며 짐을 여러번 싸고 풀기를 반복 했지만, 다시 짐을 쌀 때면 항상 정신이 없고 뭘 트렁크에 넣고, 뭐 배낭에 넣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몇번 해보면 익숙해 질줄 알았는데, 짐 싸는것 하나도 쉽지 않다.
13:00 짐을 싸 밖으로 나오니, 이제야 비가 오는게 보인다. 오토바이 여행 첫날부터 이렇게 비가 오니 큰일이다. 비가 오니 그냥 여기서 쉬고, 내일 갈까 고민을 한다. 여태껏 너무나 많이 기다렸으니, 오늘은 좀 무리가 되더라고 출발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결국 출발을 강행 하기로 한다.
비는 계속 내린다. 트렁크와 침낭을 뒷자석에 묵느라 씨름 한다. 처음이라 익숙칠 않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바이크 커버로 트렁크가 젖지 않도록 감싼다.
아핸의 회성군에게 전화를 건다. 어제 전화통화로 오늘 가기로 약속을 했다. 아침부터 지금껏 5번 정도 전화를 했는데, 계속 연결이 안된다. 할 수 없이 뒤셀도르프 찍고 아핸으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하고, 뒤셀도르프에서 1박 하기로 한다.
15:00 시험삼아 민박집 주위를 한바퀴 돌아본다. 큰 문제는 없다. 고속도로 A57, A46를 지나면 뒤셀도르프다. 독일에서 도로표지판을 보며 운전하는 것이 처음이라 고속도로 까지 찾아가는게 쉽지 않다. 조금가다 지도를 보고 위치를 확인하기를 반복한다. 1시간 가량 걸려 겨우 57번 고속도로에 들어갈 수 있었다.
비는 끈임없이 내린다. 혹시나 감속 하는데 문제가 있을까, 과속은 자제 한다. 오늘이 처음이니 만치, 더욱 조심하자 마음 먹는다.
제한속도 80인듯 한데, 차들은 80 ~ 110 정도의 속도로 달린다. 짜라도 덩달아 100K 까지 밟아 본다. 혹시나 미끄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이도 사고는 없었다.
17:50 뒤셀도르프 한 공원에 바이크를 새운다. 여기저기 보고싶긴한데, 이미 어둠이 깔려서 구경하긴 힘들다. 일단 민박집에 전화를해 빈방이 있는지 물어본다.
빈방이 있긴한데, 여기도 도미토리가 없다. 1인실 사용료 50유로라 한다. 숙박비가 너무 비씨다.
공원 연못위로 백조 세마리가 줄지어 내게 다가오더니, 이네 방향을 틀어 다른곳으로 간다.
잠깐동안 노숙을 생각한다. 인적드문 공원에서 노숙을 할까 고민을 하다. 오늘은 첫날이니 좀 비싸더라도 따듯한 곳에서 자기로 한다. 내일부터는 저렴한 곳을 찾아보고 찾을 수 없으면, 노숙에 도전 해 보기로 한다.
내일도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올것이다. 4일동안 내내 비온다는 일기 예보를 확인했다. 여행이 쉽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허구헌날 비가 오면 여간 낭패가 아니다. 독일 12월 강수량 평균이 그리 높지 않아, 비가와도 조금만 내리고 긎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오늘은 지독히도 비가 많이 왔다. 물론 한국에 비하면, 많은 양이 아니지만, 최근 2주동안 비온 날 들에 비하면 많이 온 편이다.
19:00 민박집에 들어와 짐을 풀고 샤워를 한다. 시간은 무척 빨리 흐른다.
도시 야경을 보러 나가려다 그만둔다. 앞으로의 일정을 잡는것이 더 급하게 느껴진다. 지도를 보며 여행 코스를 다시 잡아 봐야겠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비라고 되어있는 일기예보를 믿어야 하나? 우리나라 처럼 여기도 금방 예보를 바꾸고 하겠지? 비가 오면 노숙하는 것도 힘들다. 캠핑장들이 겨울에는 닫는곳이 많다. 여행 준비할 때만해도 켐핑장 이용을 생각했지 노숙은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상 나와보니, 공원 같은곳에서 노숙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다행이 인터넷폰이 된다. 쾰른에선 연락을 못했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해야 겠다.
손톱 로마에서 손톱을 깍았는데, 그사이 또 자랐다. 손톱깍기를 챙겨왔는데, 어디 뒀는지 찾을 수 없다. 대략 10일에 한번씩 손톱을 깍아줘야 할듯 하다. 앞으로 4번은 더 깍아야 여행이 끝나겠지.
자금의 압박 숙박비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 걱정이다. 유스호스텔을 찾아봐야겠다.
여행이 버겁게 느껴진다. 일정을 다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냥 다른 나라는 다 포기하고 이탈리아만 돌까? 죽이되든 밥이되든 일주일은 버텨 보자, 도저히 버틸 수 없으면 그때 가서 변경해도 늦진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