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2008/12/12 유럽여행: 밀린 일기 정리

2008/12/12
유럽여행: 밀린 일기 정리

짜라의 오토바이 유럽여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27일째

오늘은 밀린 일기를 정리하고, 앞으로 일정을 다시 잡기로 한다.


민박집에 컴퓨터가 두 대 있는데, 둘 중 하나는 인터넷이 되고 하나는 안 된다.
이모님 말로는 지난주까지 인터넷을 썼었는데, 누군가 USB W-LAN Card를 뽑아가서 인터넷을 쓸 수 없다고 한다.
랜카드 하나 달아서 선만 연결하면 인터넷을 쓸 수 있기에 그렇게 말했더니 할 줄을 모르신다고 한다.
그래서 짜라가 달아주기로 약속을 했다.
어제 사정이 생겨서 부품을 사지 못했다.

오늘 다시 가서 부품을 산다.
스위칭 허브, 랜카드, 랜선
부품을 사와서 허브를 설치하고 랜카드를 꼽으려고 하는데, 이럴 수가.
랜 포트가 달려 있다.
그렇다.
요즘 컴퓨터 중에 랜포트가 내장되지 않은 컴퓨터가 더 찾기 힘들다.
왜 그 생각을 못했는데, USB W-LAN 을 사용했다는 말만 듣고는 당연히 랜포트가 없으리라 생각했으니.

일단 허브에 컴퓨터 두 대를 연결하고 인터넷 동작 테스트를 해본다.
큰 문제없이 한 번에 동작한다.

이모님께 말씀드려서 랜카드는 컴퓨터에 달려있어서 필요 없으니, 반품 하면 된다고 한다.


오후부터 밀린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4~5일 지난 일기를 쓰려니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4시간 걸려서 4일치 분량을 다 쓰긴 했는데, 어거지로 쓴 느낌이 강해서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난번에도 한번 이렇게 몰아서 썼는데,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잠깐잠깐 개을러 져 버려서 또 이런 상황에 내몰렸다.
가장 어려운 게 한결같이 꾸준하게 뭔가를 하는 것이다.


17:00
11일까지 일기를 블로그에 올린 후, 은행으로 향한다.
며칠 전 여행자 한분이 카드를 우편으로 받은 후에 활성화 시켜 줘야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혹시나 Sparkasse 은행도 그렇지 않을까 해서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창구 직원에게 문의해서 활성화 시켜 달라고 한다.
그런데 이 지역 카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다니.
같은 은행인데 지점이 틀리다는 이유로 업무를 거절 하는 건 무슨 이율까?
할 수 없이 창구에서 벗어나 현금 지급기 앞으로 간다.

1000유로를 어제 밤에 한국에서 송금 시켰다.
하루 만에 올리는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현금 지급기에 넣어서 100유로를 찾으려 시도해 본다.
비밀번호를 입력받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걸 보니 사용이 되긴 하는 거 같은데, 돈은 인출되지 않는다.
거기다 기계가 독일어만 지원해서 당최 무슨 소린지 알아보지 못한다.
목요일 밤에 보냈으니, 아마도 다음 주 월요일에나 독일 통장에 입금이 될 듯하다.
그때 까지 기다려 보는 수밖에.
돈이 들어 왔는데도 사용이 안 되면, 그때는 다시 쾰른으로 가서 확인해 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일이 이렇게 자꾸만 꼬여만 가는지 모르겠다.
일요일쯤엔 프랑스로 넘어가 있을 탠데, 이일을 어쩌나…….

환율 때문에 송금 시기를 기다린 것도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중 하나다.
욕심이 화를 부른다.
수중에 남은 돈은 120유로가 전부다.
그 중 20유로는 민박집 컴퓨터 손봐줘서, 받은 돈이다.
이 돈으로 월요일까지 버티는 건 문제가 안 되는데, 돈을 인출 할 수 없으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정환 군과 글륄바인 한 병을 사러간다.
Glue~ 로 시작하는 이름에 와인 병은 찾을 수 없었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Piraten Blut 로 시작하는 해골 그림이 그려진 와인 병이라고 알려 준다.
시음을 해보니, 맛이 비슷하다.
한 병에 6.8유로다.
정환 군과 값을 반반씩 부담해 한 병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식후에 뜨끈하게 데워서 마셔 보니, 길에서 사먹던 그 맛과는 조금 다르다.
향과 맛이 조금씩 모자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맛있다.


저녁 늦게 9명의 손님이 몰려왔다.
코레일에 일하시는 분들이다.
워크숍이 끝났는지 하는 중인지 아무튼 짬을 내어 관광을 다니는 길이라고 한다.
아무튼 다 저녁에 술판이 벌어졌다.
짜라도 밸런타인 폭탄주 한잔을 얻어 마신다.
그냥 독한 술맛이다.
성격들이 다들 좋으셔서 함께 어울려 이야길 나눈다.
2~3일 뒤에 프랑스로 간다고 하니, 명함을 한 장 주시면서 프랑스 오면 한번 들르라고 한다.
명함엔 프랑스 파리라고 쓰여 있다.
초면이지만, 파리에 가면 연락이나 한번 해 봐야겠다 생각을 한다.

내일은 하이델베르크로 이동 한다는데, 짜라 역시 그쪽을 들를 예정이라 관광지에서 마주칠 지도 모르겠다.


작성: 2008/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