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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8/11/26 유럽여행: 또다시 좌절

2008/11/26
또다시 좌절

오랜만에 희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에 IPTV STB 테스트를 해본다.
생각보다 잘나와 독일에서 서비스해도 될듯하다.


오토바이 판매점에 전화를 해, 자동차 보험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더니, 보험은 잘 모른다며 직접 알아보라고 한다.
보험도 그쪽에서 일괄 대행 해 주리라 생각했는데, 그렇진 않다.

일단 민박 근처 Allianz 보험사로 가 문의해 보니, 기본적으로 독일에 거주 하지 않는 사람은 보험 가입이 안 된다고 한다.
뭔가 문제가 발생한 듯하다.
분명, 한국에서 알아본 바로는 여행자 신분으로 보험도 가입도 가능 하다고 봤는데, 다시 확인 해본다.
그런데, 그 여행 후기에 써진 말이 조금 애매하다.
오토바이 매장 직원과 함께 보험 가입을 하러 가서, 가입을 하려 하는데 이전에 가입된 보험 만료 일이 남아 있어서 그것을 그대로 승계해 사용 했다고 적고 있다.
결국 보험 회사 직원이 가입 절차를 처리 해 준다는 소리 같은데, 여기 보험 회사는 애초에 불가능 하다고 말하고 있다.
보험회사 직원이 잘못알고 있는 것일까?
아님 여행 후기를 믿은 게 잘못인가?


희망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거주증 이라니, 여행자 신분으로 거주증 발급이 가능한가?
가능 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가.
거주증 발급을 받는다 해도, 자동차 번호판 발급은 가능한가?
이제 그 어느 것도 쉽게 될 것 같지 않은 절망감으로 여행 포기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금부터 유로패스를 알아봐야 할지도 모른다.

여행이란 이다지도 원하는 데로 되는 게 없는 것일까?
참담한 생각으로 번민에 빠져 있을 때, 민박집 아저씨가 민박집 주소로 거주증 발급하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하셨다.
여행 비자로 거주증 발급이 가능하냐고 물어 보았더니, '내가 알기론 가능하다'라고 하셨다.
아저씨가 그렇게 말해 주시니 고맙긴 한데, 떠돌이 여행자 짜라를 뭘 보고 그렇게 믿고, 도와 주신다는지 고맙고 황송할 따름이다.

독일 동사무소는 보통 오전만 한다고 한다.
특히 수요일이 더욱 일찍 닫나보다.
내일 오전에 같이 가서 그 문제를 처리하기로 했다.
거주증 발급받고, 오토바이 등록증을 팩스로 받아, 번호판을 발급 받아야 한다.
아저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일말의 희망을 다시 찾긴 했지만, 번호판 발급이란 최종 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상 못하던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나 짜라의 발목을 잡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짜라도 조금이나마 고마움을 갚고자, 아저씨가 알고 싶어 하는 컴퓨터 관련된 여러 가지 것들을 열심히 알려 드렸다.
아저씨는 배우는걸 무척 즐기시는 것 같다.

IPTV 로 한국 방송을 보며, 허한 마음을 달랜다.
알맹이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껍데기만 남은 기분이다.
또다시 어둡고 축축한 터널 속에 떠밀려왔다.
과연 이 끝도 보이지 않는 터널은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정말 끝이 있긴 있는가?


작성: 2008/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