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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8/12/10 유럽여행: 아이스 스케이트

2008/12/10 유럽여행: 아이스 스케이트

짜라의 오토바이 유럽여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25일째

하루일정:
프랑크푸르트 박물관 거리
뢰머광장에서 점심
자일거리 쇼핑몰에서 GPS 구입
Alte Oper앞 광장에서 아이스스케이트
비스바덴으로 이동
마르크스광장
온천(Kaiser Friedrich Therme)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옴


유럽여행 나온 이후 처음으로 빡빡한 일정을 잡았다.
박물관 거리에서 슈테델 박물관과, 민속박물관 두 곳을 구경하기로 한다.
박물관은 비교적 규모가 크다, 총 2층으로 되어있고, 전시실이 40관정도 되는 듯하다.
90분정도 예상을 하고 관람을 했는데, 하다 보니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것도 마지막엔 띄엄띄엄 봐서 시간을 좀 당긴 것이다.
이 미술관은 사진 촬영을 허용했다.
유럽에서 여러 미술관을 가봤지만, 사진촬영을 허용하는 곳은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여유롭게 미술관 가운데 서서 기념 촬영도 한다.
유럽 여행하면서 미술관을 너무 많이 보는 게 아닌지 조금은 헛돈 쓰는 느낌도 든다.
여기 입장료는 10유로. 안내 책자엔 6유로라 표시되어 있었다.
비교적 단기간에 미술관에 많이 갔더니, 조금씩 그림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게 된 듯도 하다.


13:00
아침에 출발도 좀 늦게 한대다, 관람시간까지 초과되다 보니, 일정에 지장이 있을 듯 생각이 된다.
근처에 표시된 민속박물관으로 간다.
그런데, 박물관 거리가 끝날 때 까지, 민속박물관을 찾을 수가 없다.
어디로 갔는지 안 보인다. 걸어오면서 못 알아보고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혹은, 골목길로 조금 들어간 곳에 위치 할 수도 있다.
아무튼 시간이 좀 늦었으므로, 그냥 하늘이 서두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근처 뢰머광장으로 장소를 옮겨, 점심 겸해서 글륄바인과 빵에 끼워져 파는 소시지를 먹는다.
두 번째 마시지만, 정말 글륄바인은 맛있다.
술 마시면서 이렇게 맛있다는 생각이 든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와인 향은 향긋한데, 그 속에 알골이 가득 담겨있어, 향기를 가득히 코로 맡고 있으면, 금방 기침이 터진다.
향기만 계속 맡고 있어도 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포도주를 마시면서, 포도 맛을 느낀 것 또한 이 와인이 처음이다.
달콤한 포도향이 은은하게 입속을 맴돈다.


13:40
시간계산을 해보니, 서둘러 비스바덴에 가서 광장을 돌고, 온천까지 하고 오면, 적어도 5시간은 걸린다. 그리고 스케이트까지 타면 꼬박 7시간은 걸릴 것 같다.
지금부터 움직이면, 저녁 10시에나 일정이 끝날 거 같은 빠듯한 일정이다.
헌대 문제가 생겼다.
같이 동행한 친구는 7시에 민박집에서의 저녁식사를 꼭 먹고 싶다고 한다.
내일 다시 어학연수중인 '아일랜드'로 돌아가는데, 그전에 한국 음식을 마음껏 먹고 싶다는 것이다.

결국 온천계획은 포기하기로 한다.

자일거리 saturn 쇼핑센터에 가서 GPS 수신기를 찾는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지 않는 거라 없을 것 같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선 길인데, 다행이도 수신기를 찾을 수 있었다.
가격도 한국보다 저렴한 7유로다.
이전엔 22유로에 팔았는지, 가격표 아래로 비치는 예전 가격표가 보인다.


15:30
Alte Oper 앞 광장에 있는 스케이트장에 간다.
어제부터 벼르던 스케이트를 오늘에야 타게 된 것이다.
그래도 동행이 한명 생겨서 더욱 재밌을 것 같다.
입장료가 3.5유로 스케이트 대여료가 3.5유로 합이 7유로가 든다.
짜라를 어리게 봤는지, 입장료로 3유로만 받는다.
같이 간 친구는 자기가 더 젊은데, 짜라만 싸게 받으니 맘이 상했나보다.^^

발사이즈가 한국이랑 틀리다.
한국에서 260신는데, 41사이즈를 신어보니, 발에 맞는 듯하다.
몇 년 만에 타보는 스케이트라서, 무척 재밌다.
20분 동안 열심히 타고나니, 몸에서 땀이 난다.
외투를 벗어서 어리에 동여매고, 스케이트장을 계속해서 돈다.

주로 어린 아기들을 데려온 부부들이 많다.
외국인도 조금 눈에 뛴다.
저들도 우리처럼 즉흥적으로 스케이트를 타러 온 것이겠지.
독일 남녀 커플들도 눈에 뛴다.

한 커플이 눈에 들어온다.
남자는 폼이 무척 자유스럽지만, 곧잘 탄다.
여자는 조금 타보더니 어렵다고 불평을 한다.
남자가 손을 잡아 끌어주지만, 여자는 앙탈을 부리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자 남자는 혼자 타고, 여자는 천천히 거름마를 한다.
여자가 부러운 듯 남자를 쳐다본다.
남자도 보란 듯 여자 앞에서 여유를 부려본다.

한 독일 아저씨가 무척 눈길을 끈다.
머리를 스포츠로 깎았는데, 곧잘 스케이트를 타긴 한다.
타긴 하는데, 양팔을 훼훼 젖기도 하고, 빙그르르 돌기도 하고, 넘어지지 않으려 무척 애를 쓴다.
그렇게 간신히 넘어지진 않지만, 몇 발작 때기도 전에 또 같은 상황이 연출 된다.
잠깐 타다 말겠거니 했는데, 그러면서도 한 시간은 더 탄 것 같다.
지칠 줄 모르는 그 끈기에 박수를 보낸다.
나이 드신 분이 그렇게 격렬하게 타기 힘들 것 같은데,
나중에 찬찬히 보니, 고등학생으로도 보인다.

스케이트 대여시간은 두 시간인데, 한시 정도 타고나니, 발이 아파온다.
천천히 여유를 부리며 탄다. 몸을 사리는 것이다.


17:10
스케이트를 벗고 나니 양말이 젖었다.
땅을 딛는 기분이 가벼워 날아갈듯 하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한다.
양말을 벗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물집이 잡혔다.
그나마 우려한 것보다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이모님께 부탁해 연고를 얻어 바른다.
금방이라도 1cm 지름의 물집 잡힌 부위 피부가 떨어져 나갈 것만 같다.


민박집에 여행객들이 가득 모였다.
모두 10명은 되는 것 같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많은 손님이 모인 건 처음 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맥주를 마시며 삼겹살 파티를 한다.
자꾸 저녁마다 고기로 배를 채우면, 살이 토실토실 올라 한국에 돌아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한 사람 한 사람 인사를 나누기도 버겁다.
그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랑 여행정보를 나눈다.
지금 시점에서 여행하는 남자들 상당수가 어학연수로 유럽에 왔다가 짬을 내여 짧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짜라는 살면서 어학연수를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어학연수를 나오는걸 보면, 한국에서 성공하는데 영어는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필요하니까 그렇겠지?
짜라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배우는 건 좋은 것이다.
쾰른에서 본 평생을 공부하시는 민박집 아저씨도 무척 부러워 보였다.


작성: 200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