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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8/12/02 유럽여행: 글쓰기 여행, 백조가 없는 백조의 호수

2008/12/02
유럽여행: 글쓰기 여행

짜라의 오토바이 유럽여행
독일 쾰른, 17일째


'어쩌면' 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이것은 음모론이다.

먼 유럽 땅까지 와서 이렇게 발이 묶여 있는것이, 단순한 불행이 아닌 운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들은 글을 쓰기 위해 여행을 떠나곤 한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땐, 익숙하지 않은 공간속에 자신을 가둬 두고 글 쓰기에 전념하는 것이다.

생각하건데, 짜라도 여행을 하기는 상황이 좋지 않지만, 글쓰기엔 정말 좋은 환경에 있는 것 같다.

20년 뒤의 짜라가 기억하기에 지금에 여행은 글을 쓰기 위한 특별한 여행으로 기억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20년 후의 짜라는 책을 쓰는 작가가 되어있겠지?
전자가 맞을까?, 후자가 맞을까?, 혹은 둘 다 맞는 말인가?


이쯤에서 여행의 테마를 오토바이 여행에서 글쓰기 여행으로 바꿔야 할 듯하다.
그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뿐더러, 앞으로의 즐거운 여행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글쓰기 여행이라고 꼭 책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글 쓰는데 더 큰 비중을 두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무거운 부담은 버리자. 뭐 그건 어렵지 않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글쓰기에 할애하면 될 태니까.

그렇게만 된다면 작금의 상황을 우울하게만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현실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 나는 지금 돌파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장밋빛 여행이 펼쳐지는 거지.
올 커니.


오토바이 없이 시작했던 여행의 1부는 오토바이 꿈만 꾸다 끝이 난다.
내일 부터는 여행의 2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여행은 '백조의 호수'를 보고도 기쁨을 느끼지 못했던 '오토바이 여행'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백조가 없는 '백조의 호수'를 보고서도 "이 얼마나 아름다운 호수인가!"라는 감탄사를 터트리는 여행이 되겠지.

유럽여행 1부 오토바이 없는 오토바이 여행
유럽여행 2부 글 쓰는 여행, 백조가 없는 백조의 호수

그럼 3부까지 있어야 멋이 날 것 같은데, 3부 제목은 무엇으로 한다.

유럽여행 3부 오토바이로 떠나는 기절초풍 글쓰기 여행

으흠.
경박하긴 한데, 나쁘진 않군.
일단 3부는 보류 하고.
날이 밝는 대로 2부를 시작해 보기로 한다.
12월은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마음을 비우려 노력 했었다.
생각을 돌리려 노력했어야 했다.
이제야 그 차이를 알 것 같다.


생각을 이렇게 고치고 나니.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나! 후회가 든다.
이것 또한 욕심이다.
겨우 어둠의 그늘에서 벗어났는데, 또다시 그 그늘로 들어가려 노력하는 바보가 아닌가.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이 생각을 떠올린 게 아님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욕심을 그만 거어라!


작성: 2008/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