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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8/12/02 유럽여행: 다작을 하면

2008/12/02
유럽여행: 글쓰기, 다작을 하면

짜라의 오토바이 유럽여행
독일 쾰른, 17일째


매일 매일 글을 쓰다보면 한 가지 걱정이 든다.
매일 글을 쓰다보면 이전에 썼던 내용을 다시 쓰진 않을 까 하는.
어쩌면 지금 쓰고 있는 이 내용이, 이 문장이, 이 표현이 이전에 썼던 것은 아닐 까?
읽는 사람들이 그걸 눈치체고 고개를 갸웃 거리진 않을까?

예전에 '공중그네' 라는 책을 읽었다.
총 5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 마지막 이야기가 글 쓰는 작가의 이야기 였다.
그 이야기 속 작가는 글을 쓰고 있다 보면, 예전에 똑같은 내용의 글을 썼던 것 같은 생각에 빠지곤 한다.
그래서 이전에 썼던 수십 권을 책들을 일일이 다 들쳐본 후에야 안심을 한다.

그때 그 책을 읽을 땐 피식 웃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글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런 생각에 뒤를 돌아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장난삼아 사람들에게 떠벌인다.
언젠가는 책을 내겠다고, 그것이 소설이 될지, 수필이 될지, 시가 될지, 혹은 전공 서적이 될지, 그 무엇이 될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소설은 벌써 3가지나 소제를 생각했다.
그 중에 하나는 작품화 해보려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실천은 하지 않았다.
장편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간 군상들을 하나하나 현실감 있게 그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능력 닫는 만큼만 쓰면 되겠지만, 사실 그렇게 오점을 찍는 느낌으로 쓴다는 게 좋은 소제에 대한 모독이 될 것 같아 선뜻 이야기의 첫 머리를 풀지 못한다.

이야기를 분석적으로 세분화 해 계획을 세운 후에 단락을 나누어 가며 이야기의 조각들을 만들어 가 볼까?
단편적인 이야기를 적는 것은 어느 정도 익숙한데, 긴 장편을 써본 적도 없을 뿐더러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만 커진다.

공간, 인물, 사건, 시간, 현상, 흐름, 느낌, 빛, 소리, 울림, 마음, 눈빛, 촉감, 냄새, 생각, 육감.
이 모든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느끼도록 글 속에 담아낼 수 있을까?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보았다.
그림을 그리는 화공은 그림 속에 웃음소리, 미소, 사람의 마음 까지 담아낸다.
짜라에게 진정 글 쓰는 제주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글 속에 그런 것들을 담아 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 또한 욕심이다.
버려야 할 욕심이다.
허나, 이것만은 버리고 싶지 않다.
능력이 닫는 한 도전해 보고 싶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한다.


작성: 2008/12/02